|
언제였지, 에단 호크가 소설가란 사실을 알았던 것은? 프리미어 때문이었나. 그의 <햄릿> 기사에 언뜻 묻어 있었던 것도 같고. 여튼, 그 책과 이렇게 인연이 닿을 줄은 그땐 몰랐지. 그러니까 세상은 재미있어.
그런데 편견은 참으로 무섭더군. 그가 아무리 괜찮은 소설을 썼다고 주장한들, <비포 선셋>의 시나리오를 썼다고 타이틀에 오른들, 사람들은 배우가 잘 쓰면 얼마나 잘 쓰겠어, 하니까. 그런데 '얼마나' 잘 쓰더라. 편견을 걷고 보면 그러하다는 이야기. 서툴고 거친 문장 속에 자리한 열정과 진심. 노련하게 잘 쓰는 소설가는 아닐지라도 에단 호크도 소설가야. 기특하게도. 한가지 주목할 만한 사실은 젊은 커플 사이에선 주로 남자가 두서 없이 떠들어대며 모두가 자기에게 귀 기울여주길 원한다는 점이다. 반면 나이 든 커플의 경우 남자는 종종 무심한 표정으로 조용히 앉아 빗물처럼 쏟아져 내리는 여자의 수다를 듣기만 한다. 대체 몇 살때쯤 이렇게 바뀌는 걸까? - [웬즈데이] 중에서 "약속해줘. 만약 일이 잘못되더라도, 내가 도망치거나 그 어떤 일을 하더라도, 넌 나를 다시 찾아내서 내가 돌아오도록 만들겠다고." - [이토록 뜨거운 순간] 중에서
드디어 끝났다, 헉헉. 이제는 신의 뜻에...(성당이나 나가고 그런 소리 하시지 그랴)
![]()
좋은 쪽과 나쁜 쪽, 어느 것을 먼저 말할까. 이럴 때 나는 나쁜 쪽부터. 맛있는 것은 나중에 먹는 습성을 발휘해서.
나쁜 쪽. 또 실수가 나왔다. 책등 부호 -가 깨져서 FC 뭐 이런 이상한 외계어가 되었다. FC? 그건 무슨 보험회사 상품 이름 아니냐? 도대체 '완벽한 책'은 언제쯤 나오는 건가. '세상에 오자 없는 책은 없다'지만, 어쨌든 오자, 탈자, 디자인 삑사리, 인쇄 삑사리가 내 눈에 안띄는 책을 만드는 날은 대체 언제 오는 거냐고. 화난다 화난다 화난다. 좋은 쪽. <빠뿌의 꿈>이 여러 매체에 소개됐다. 웬일이랴. 힘없고 빽없고 돈없고 숫기조차 없어서 기자 찾아가는 주변머리도 없는 우리가 만드는 책을 미디어에서 소개해줄 때, 우린 감동의 눈물을 철철 흘린다. 감사, 감사, 감사합니다. 다음에 더 좋은 책으로 찾아뵙... 흑. 드래곤 아카데미 시리즈실패, 그러나 여전히 미련. 버려야 할 때 버릴 줄 아는 자가 현명한 자일 터이나, 나는 현명하고 싶지 않다. 마음까지 버릴 순 없는 거잖아. 얼마나 재미있는 책인데. 오늘 유통 직원이 와서 말한다. "반품이 계속 들어와요." 그 뒤에 그자가 '메롱~' 하지는 않았지만 나는 그의 날름거리는 혀를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알아, 이것은 나의 자격지심. 코딱지 대장 버티애초에 나는 이런 게 어울리는 사람이었어. 코딱지 기타등등. 데이비드 로버츠의 개구진 생각과 그림이 귀여워 죽겠어. 내가 아기였을 때 젊었을 때 배우로 원하는 인생을 살고 나이 들어 동화작가로 또 다른 인생을 살고, 제이미 리 커티스 씨, 당신은 재주 많아 좋겠구랴. 나는 백미터 달리기에서 오백미터로, 종목만 약간 바꾸었을 뿐인데도 이렇게 허덕거려요.
알라딘에서 김난주씨 인터뷰를 읽다가 호기심 당기는 구절 발견.
질문) 다시 해보고 싶은 작품은? 답) "<상실의 시대>야말로 시대에 따라 새롭게 번역해 볼 만한 소설이죠. 대중성과 문학성을 겸비하고 있다는 점이나, 또 시대를 뛰어넘어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하루키 작품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점이 많아요. 해외로 수출되는 자기 작품에 대한 관리 차원에서요. 바나나 같은 경우는 바나나 주식회사에서 바나나란 상품을 보다 효율적으로 그리고 제대로 알리기 위해서 철저한 관리를 하는데... 그런 점에서 하루키의 작품은 하루키의 작품만이 누릴 수 있는 특권(?)을 국내에서는 다 못 누리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요. 우리나라 출판계에도 문제는 있지만..." 김난주 인터뷰 전체 우리가 읽은 <상실의 시대>는 김난주 씨 번역이 아니다. 김난주 번역본은 1993년 모음사에서 나온 <노르웨이의 숲>으로 절판됐다. 우리나라 일본소설을 거의 도리치는 번역가이니, 세간에 떠도는 <노르웨이의 숲>이 자기 번역이 아닌 것은 당연 아쉬울 터이다. 남편 양억관씨가 번역했더라면 그 아쉬움이 덜했을까? 어쨌든. 내가 재미있었던 부분은 다름아니라, '하루키 작품에 대해서는 안타까운 점이 많다'는 글 뒤에 숨은 뉘앙스다. 뭐 나만의 오해일 수도 있겠으나, 나 또한 그러하니. 최근 <어둠의 저편>을 읽었다. M사의 발행인이었던 임홍빈 씨가 직접 번역까지 맡고 책 뒤에 거창한 역자의 말도 달아놓았다. 요는, '내가 하루키를 발굴했다'다. <상실의 시대> 이전, <노르웨이의 숲> 원제 그대로 여러 군데서 나왔으나 아무런 호응을 얻지 못하다가 ''M사에서 나온 <상실의 시대>'로 비로소 하루키 시대가 열렸다는 것이다. M사에 있던 누군가의 말에 의하면, 발행인은 제목 고쳐 달고 크게 히트친 것에 대해 엄청난 자부심을 갖고 있다 했다. 그런데.그때가 그러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상실의 시대>가 그토록 많은 이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던 것은. 80말 90초, <상실의 시대> 같은 작품이 붐을 일으킬 때였다. 단지 <노르웨이의 숲>이 아니었기 때문만은 아니다. M사의 공을 깎아내리려는 것이 아니라, 모든 것에는 단 한 가지 이유만 있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나 또한 '관리되지 못하는 하루키'가 아쉽다. 하루키이므로 좀더, 뭐랄까, 책이 하루키다워야 한다. 번역도 외양도, 모든 것이. 지금까지 나온 하루키 책의 껍데기는, 그저 껍데기일 뿐이다. 책으로서는 정말이지... 하루키는 이런 자기 책 외양을 보고 무슨 생각을 했을까. 많이 읽으면 그만, 그러지는 않았을 것인데. 얼마전 M사에서 닉 혼비의 <진짜 좋은 게 뭐지?>가 나왔다. How to be good. 읽고 싶었던 책이었다. 허나.... 내가 본 가장 끔찍한 표지였다. 읽기가 싫어질 정도로. 그래도 샀으니, 그렇게 따지자면 책을 구매한다는 것은 외양과 무관한 건가? 쩝.
이집 기웃 저집 기웃.
그러다가 온 이 집은 또 얼마나 갈지. 지금까지 파악한 바에 따르면, 여기선 그림을 그리지 못한다 사진 사이즈를 조절할 수 없다 지극히 단순한 기능 아 그런데 왜 나는 복잡한 거야 헛, 추워.
|
라이프 로그
카테고리
최근 등록된 덧글
앗? 저는 김난주 역으로 ..
by 처ㄹ at 09/21 그러게요. 살 수가 없어... by 얀 at 09/09 아싸아~ by 보리 at 09/06 오호호호 사적인가요 by 보리 at 09/02 앗, 여긴 사적인 이야기.. by yoni at 08/30 | |||